크린넷이란?
크린넷의 정의
일반쓰레기나 음식물 쓰레기는 보통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한다. 그런데 세종시에는 크린넷 또는 자동크린넷 이라고 하는 시설이 아파트나 상가에 설치되어 있다. 쓰레기봉투를 이 크린넷 투입구에 넣으면 진공으로 쓰레기를 빨아들여 지하에 연결된 수거 관로를 통해 집하장으로 자동으로 이동되는데, 다른말로 ‘쓰레기 자동집하 시스템’이라고도 한다.
이 시설은 세종특별자치시 외에도 김포 한강, 성남 판교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와 대전 도안신도시 등에서 생활쓰레기 자동처리를 통해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설치가 확산되고 있다. 다소 무게가 있는 쓰레기를 공기로 흡입하여 집하장까지 보내는 것이 기에 그 흡입력이 상당한 편이고, 아파트 단지 내 시스템 관로의 길이가 10~40km에 이르기도 한다. 세종시 크린넷 상세현황 표에서 각 생활권역별 크린넷 수송관로의 길이를 참고할 수 있다.
세종시에서 이렇게 수거된 쓰레기는 종류별로 일반쓰레기의 경우 폐기물연료화 시설로,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수질복원센터로 보내진다. 각 시설에서 자원화 되는 과정은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다.
쓰레기 처리 과정_세종시 쓰레기 처리 어떻게 :: 넝마주이 (tistory.com)
쓰레기 처리 과정_세종시 쓰레기 처리 어떻게
세종시의 종류별 쓰레기 처리 과정 1. 일반쓰레기 처리과정 일반쓰레기는 쓰레기 종량제에 따라 각 시, 군, 구 자치별구별로 정해진 종량제 쓰레기 봉투(속칭 일반 쓰레기 봉투)나 특수 쓰레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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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크린넷
세종시 생활권역 별로 설치된 크린넷 현황은 아래 그림과 같다.
공공데이터포털 (www.data.go.kr)에서 검색한 상세 현황은 다음 표와 같다.
처리구역(22개) | 수송관로(m) | 사업준공일자 | 추진상황 |
1-1 생활권 | 14440 | 2016년 3월 | 가동중 |
1-2, 1-3, 1-4, 1-5 생활권 | 26140 | 2019년 3월 | 가동중 |
1-5 생활권 | 64800 | 2019년 3월 | 가동중 |
2-1, 2-4 생활권 | 9100 | 2017년 7월 | 가동중 |
2-3 생활권 | 13000 | 2015년 6월 | 가동중 |
2-2, 2-4 생활권 | 14800 | 2017년 7월 | 가동중 |
3-1, 3-2 생활권 | 7700 | 2017년 7월 | 가동중 |
3-3, 4-1 생활권 | 13200 | 2017년 7월 | 가동중 |
4-2 생활권 | 7200 | 2019년 12월 | 가동중 |
5-1, 5-2 생활권 | 11600 | 2024년 12월 | 설치중 |
5-3 생활권 | 6600 | 2030년 3월 | 건설예정 |
6-1, 6-2 생활권 | 19800 | 2026년 2월 | 건설예정 |
6-3, 6-4 생활권 | 22000 | 2021년 9월 | 가동중 |
크린넷 문제점
세종시에 크린넷이 설치된 곳은 주로 행정복합중심도시인 시의 중심부 생활권역이며, 아파트와 주택, 상가가 밀집된 곳에 총 4천여개가 넘는 크린넷을 설치한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쓰레기 배출 요일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365일 언제든 자유롭게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고, 둘째, 눈이나 비 등 날씨와 관계없이 관리 가능하며, 셋째, 쓰레기통 주변의 악취나 해충등이 없다. 실제로 세종시 아파트단지에 보면 쓰레기장_크린넷과 분리수거, 헌옷수거함 등이 모여있는 장소_이 아파트 동과 가까이 있어도 전혀 문제될게 없어보인다. 악취도 소음도 거의 없을뿐더러, 일단 쓰레기가 쌓여있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아도 되니 좋다. 처리하는 입장에서도 훨씬 편리할 것이다. 더운날 쓰레기 수거차량이 돌아다니며 골목길에서 국물이 줄줄 흐르는 냄새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고로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이런 취지에서 건설된 크린넷은 과연 문제없이 잘 가동되고 있을까? 환경부의 2007년 자동집하시설 설치 및 운영 지침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지금으로부터 15년 전부터 세종시와 신도시 일부, 재개발지역, 주상복합, 업무용 빌딩에 이러한 시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몇 장점들만 봐도 훌륭한 이 기술이 왜 현재까지도 적용된 지역이 많지 않은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묵직한 쓰레기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려면 관로내 흡입력이 상당해야하고, 관이 길면 길수록 흡입력이 끝까지 미치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 정상적으로 가동하는데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전기세 등의 막대한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관로 중간이 막히거나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투입구가 고장이 나면 이를 수리하는데도 비용이 들어간다.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신도시에 살게 될 경우, 이런 부담은 누구에게 가중될까?
유지보수 비용에 앞서 설치에도 만만찮은 비용이 들어간다. 지난 2009년 세종시에서 세종행복도시를 조성할 초기에 LH세종특별본부(본부장 김수일)가 무려 2850억 원을 들여 신도심지역 아파트등에 지하수송관로 116.86km의 자동크린넷을 설치했는데, 운영 및 관리비가 만만찮아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했고, 심지어 대전 도안신도시에서는 같은 해 927억원을 들여 설치한 크린넷을 주민 투표에 의해 사용을 중지했다. 그도 그럴것이 대전 도안신도시는 크린넷 연간 운영비가 10억원, 세종시는 약 30억원이 들어 문전수거비용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경우 크린넷을 설치비용이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되어 있어 자기부담금으로 주민들이 부담한 셈인데 여기에 관리비까지 부담해야 하고, 종량제 봉투도 구매하려면 삼중 부담이 된다. 또 세종시 일부 지역에서는 자동크린넷 이용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쓰레기를 배출 할 수 있다는 장점에 부합하는 취지마저 어긋나고 있다. 고장이라도 나면 며칠씩 기다렸다가 배출하느라 불편을 겪어야 하고, 수리 비용도 입주민이 부담해야 한다. 더구나 관공서나 상가,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크린넷 유지보수관리비용은 모두 지자체에서 부담하고 있어 오직 아파트 입주민만 자체부담 해야 하는 것이냐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런 주민들의 불편제기에도 세종시에서는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 및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에 따라서 사유재산으로 직접 수혜를 보는 주민이 관리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으로 2027년까지 3500억원을 더들여 세종지역에 제 8집하장∼제12집하장,이동식 집하장을 추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투자금대비 효휼성 있는 운영을 이끌어 나가려면 이 같은 불만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환경부의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에는 ‘자동집하시설은 원칙적으로 직접 수혜를 보는 사업주체 및 입주민이 관리·운영하여야 하지만 시장·군수·구청장이 행정의 일관성, 신뢰성 확보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이해 당사자와의 협의를 거쳐 시장·군수·구청장이 운영·관리할 수 있다’고 고시한 바 세종시의 적절한 대처가 필요해보인다.
2023년 상반기에 세종시에서 내놓은 크린넷 운영방식 개선사항은 다음과 같다.
수리 시 발생하는 크레인 대여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인양장비 8대를 제작해 무상대여에 들어갔으며,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상대로 자동크린넷 경정비 유지관리 교육을 연 2회 실시하기로 했다. 또 자동크린넷 주요 부품의 공시 가격을 시 누리집 및 지역인터넷커뮤니티에 공개하고, 신규 집하시설 입찰시 '직영 수리센터 설치' 평가 항목 추가를 LH에 요청해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청결 유지를 위해 상가지역 투입구 청소용역을 직접 발주해 관리중이며, 자동크린넷을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물을 동행정복지센터에 비치했다.
크린넷 직접 수혜자인 사용자가 고장 나지 않도록 주의해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투입구를 열고 쓰레기를 넣기만하면 눈 앞에서 사라져 버리는 통에 무엇이듯 대충 버리면 알아서 처리되리라 여기기 쉽지만, 사용법을 잘 숙지하고 사용한다면 일순간 실수로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리비용을 부담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크린넷 사용시 주의사항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세종시 크린넷 설치단지 126개 중 36개단지의 자동크린넷 투입구가 노후화되고 고장나 수리한 바 있으며, 그 비용이 단지별로 4141만원이 발생했다. 전기세등의 운영비용 부담도 문제지만 우선 사용자가 올바른 사용으로 고장을 최대한 줄여야 관리비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세종시 크린넷은 크게 일반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 투입구 두 종류로 나뉘며, 일반쓰레기 투입구는 다시 용량에 따라 50L이하와 20L 이하로 나뉜다. 실제로 보면 투입구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다. 쓰레기 봉투를 용량보다 한참 크게 눌러담아 꽉꽉 밀어 넣거나 가전제품 같은 무거운 것들, 이불이나 건설폐기물 등 부피가 큰 것들도 넣으면 안된다. 일반쓰레기 투입구에 음식물을 버리거나 반대로 버리는 것도 당연히 안된다. 아래 세종시에서 제공한 크린넷을 이용한 폐기물 배출 요령 홍보자료를 첨부한다.
크린넷의 미래
청소차 없는 깨끗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에 걸맞게 세종시에서 최대규모로 도입한 크린넷 시스템이 '비싼 쓰레기통' 으로 전락하지 않고, 당초 계획대로 추가로 구축할 시설 역시 같은 문제로 골치를 겪지 않으려면, 세종시는 크린넷 사용 실태를 제대로 파악해 세종시가 진정한 행정수도로 도약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9년 33억300만원, 2020년 39억200만원, 지난해 44억2천800만원 등 최근 3년간 크린넷 위탁비용도 116억3천300만원에 달해 '돈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종시 뿐 아니라, 앞서 언급한 대전 도안신도시에서도 크린넷은 비용만큼의 가치가 없어 보인다. 주민이나 상가주등 사용자에게 배부되는 RF키등 보안 장치로 개폐되는 투입구가 최근에는 깡통 등 아무거나 가져다 대도 열힌다는 허술함을 보여 '최첨단 시설' 이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하고 있는데다가, 2018년 경기도 남양주에서 개폐구 내부 부품을 수리하던 남성이 숨지는 인명사고까지 발생해 크린넷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쓰레기로 인한 악취와 벌레 없는 '최첨단 스마트 시티'가 지향하는 바를 이룩하는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시민들이 감당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며 노후화될 시설까지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결정적인 대비책이나 개선책 없이 과연 그 가치가 수송관로의 길이만큼 길게 미래로 뻗아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