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에너지란?

폐기물 에너지는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발생되는 가연성·유기성 폐기물 중 에너지 함량이 높은 폐기물을 가공·처리하여 생산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쉽게 말해 쓰레기를 연료로 재생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쓰레기가 전부 좋은 연료가 되는 것은아니다. 앞선 포스팅의 쓰레기 처리과정에서 알 수 있듯,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는 집하장에서 선별작업을 거쳐 연료로 만들 수 있는 폐기물과 비재생 폐기물 (산업폐기물, 폐기물고형연료, 생활쓰레기, 대형도시쓰레기 중 생물학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폐기물)을 가려낸다.

이렇게 선별된 폐기물 들 중 가연성 폐기물은 주로 고형연료 제품으로 만들어져 열원용 원료나 발전에 사용되고, 유기성 폐기물은 주로 바이오가스로 생산되어 발전이나 자동차 연료 등으로 사용된다.

열분해를 통해 기름으로 추출하는 오일화 기술, 압축하여 일정한 모양으로 만드는 성형고체 연료의 제조기술, 가스화에 의한 가연성 가스 제조기술, 소각에 의한 열 회수 기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 처리하여 고·액체연료, 가스 연료, 폐열 등으로 생산하고 이를 산업 생산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폐기물 에너지의 종류

폐기물 에너지는 이용하는 폐기물의 종류와 가공 및 처리 방식, 생산되는 연료의 형태 등에 따라 성형고체연료, 폐유 정제유, 플라스틱 열분해 연료유, 폐기물 소각열로 구분된다.

폐기물 에너지의 종류 (이미지 출처: 네이버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I 공식블로그)

-성형고체연료(RDF, Refuse Derived Fuel)
종이, 나무, 플라스틱 등의 가연성 폐기물을 파쇄, 분리, 건조, 성형 등의 공정을 거쳐 제조된 고체연료로 SRF(Solid Recovered Fuel)이라고도 불림
-폐유 정제유
자동차 폐윤활유 등의 폐유를 이온정제법, 열분해 정제법, 감압증류법 등의 공정으로 정제하여 생산된 재생유
-플라스틱 열분해 연료유
플라스틱, 합성수지, 고무, 타이어 등의 고분자 폐기물을 열분해하여 생산되는 청정 연료유
-폐기물 소각열
연성 폐기물 소각열 회수에 의한 스팀생산 및 발전으로의 이용 등

폐기물 에너지의 장점과 단점

쓰레기는 오래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환경 문제를 잃으켜 왔으며, 한국처럼 땅이 넓지 않은 국가에서는 더이상 매립할 곳도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재생되어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다니, 쓰레기 처리문제 해결로 환경에도 도움되고, 에너지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도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고체, 액체, 가스 등 여러 형태로 생산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므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만 생각한다면 꽤나 이상적으로 들리겠지만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기술에 대한 설치비용이 많이 들고, 폐기물 보관 시 생기는 악취와 오염 물질 처리 기술이 요구되는 등 기술 발전이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더구나 SRF 연료제품은 특히 연소 과정에서 대기오염을 가중시키는 여러 가지 유해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환경부에서 수도권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이때문에 2018년 12월 27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었고, 이 법에 따라 SRF는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되고 신재생 공급인증서(REC) 발급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신재생 에너지★란 지속 가능하면서 환경적인 (또다른 쓰레기를 만들지 않아야 하고) 순환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의 에너지여야 하는데, SFR는 태우면서 연기가 나고 여기에서 나오는 유해한 물질이 이 기준에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 것이다.

더보기

※ 우리나라에서는 3개 분야의 신에너지( 수소 에너지, 연료 전지, 석탄 액화 가스화)와 8개 분야의 재생 에너지(태양광, 태양열, 지열, 바이오, 폐기물, 해양, 수력, 풍력)를 신·재생 에너지로 지정하고 있다.

폐기물 에너지의 미래

미래에 각광받는 신·재생 에너지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폐기물 에너지’이다.

2016년 에너지원별 생산량 기준 (이미지출처: 한국에너지공단)

최근 국내 대기업들은 폐기물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국내외 관련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등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소음, 시설 건설비용 등 투자자들조차 등돌리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SK에코플랜트, 고려아연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작년부터 서둘러 큰 예산을 들여 폐기물 에너지 산업에 뛰어든 이유가 뭘까? 

주요 원인은 바로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로 설명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세 가지를 뜻하는데, 기업활동에서 비재무적인 요소인 세가지를 개선하므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한다는 목표를 품은 새로운 키워드이다.  이중 폐기물 처리업은 E에 해당하는 환경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어떤 기업이든 개별적으로 추구하는 방향과 경영방식을 넘어 이제는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는 결코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마련한 'K-ESG 가이드라인'에도 환경경영 추진체계 항목이 포함되었다. 이에 따라 기업은 ESG평가 개선을 위하여 환경투자 예산을 검토하고 폐기물 산업 인수합병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을 짐작해 보자면 폐기물 처리 산업의 성장성을 들 수 있다. 국내 일일 폐기물 발생량은 2009년 35만 7,000톤에서 2020년 53만 4,000톤으로 늘었다. 출산률 저하로 인구 저감을 우려하는 시대에 접어들었 는데 아이러니하게 폐기물은 늘고 있다.1인 가구의 증가와 최근 팬데믹을 겪으며 택배, 배달 등의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였고, 의료서비스 수요 확대 및 주택 개발 활성화도 그 이유로 볼 수 있는데, 무엇보다 정부가 폐기물 소각시설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소각시설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래에도 폐기물 산업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폐기물 종류별 발생 추이 (이미지 출처: 환경부 2021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여기에 더해 처리 기업의 희소성도 한몫 하고 있다. 폐기물은 재고관리가 필요없고 현금 흐름 또한 견고하다. 폐기물은 어디에서나 나오게 마련이니 원자재도 풍부하게 공급 가능하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 때문에 신규 기업이 도전하기에 그 장벽이 매우 높고, 각 지방자치단체 또한 신규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내 빅4 회계기업 중 하나인 삼정KPMG에 따르면 국내 주요 폐기물 처리 기업의 평균 기업가치가 2017년 대비 2020년 280% 상승했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과 같은 해외 선진국들도 이미 폐기물을 처리해 에너지화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바 탄소중립, 제로웨이스트 등 지구의 환경을 이제라도 개선하려면 우리도 이분야를 더욱 잘 활용하여 재활용·재사용·자원화의 선순환의 플로우를 타야 할 것이다. 

국내 폐기물 처리시설 현황

국내 폐기물 처리시설 현황은 어떻게 될까? 아래 표는 환경부가 제공하는 2015년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운영실태 평가결과(시설별 현황)을 바탕으로 정리한 전국의 폐기물 처리시설 종류와 그 개수이다. 23년 현재 가장 최신의 자료로 시도별 개수와 운영방식, 처리 용량 등을 알고 싶다면 표 아래 첨부된 PDF 파일을 참고하면 된다. 

구분 소각시설 매립시설 생활자원회수센터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 가연성폐기물
연료화시설
유기성폐기물
에너지화시설
총계
개수 171 191 178 75 11 23 649

2.평가대상 시설 및 평가결과 세부현황.pdf
2.13MB

세종시 쓰레기 처리시설

세종시에는 소각시설 1곳, 매립시설 1곳, 생활자원회수센터 1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환경부 자료 '전국 폐기물 처리시설 현황' 2015년 자료에는 없지만 16년 자료부터 가장 근래 업데이트 된 21년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 현황'에는 1곳이 기재되어 있고, 세종시 금송로에 있는 수질복원센터에서 음폐수 바이오가스화 처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19년에는 충북의 한 민간 업체에서 세종시를 비롯한 인근 시도에서 배출되는 음식물류 폐기물을 가지고 가축의 사료화 등을 하는 사업을 잠시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소각시설은 현재 시설관리공단에서 직접 운영중인데, 2027년 폐기물 처리시설이 세종시 전동면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름하여 '친환경종합타운' 인데, 계속 늘어날 세종시 인구에 대비해 1일 소각량 400통, 1일 음식물자원화 80톤을 처리하고, 편의, 문화 시설등을 갖춘 시설이다. 환경부가 21년에 추진한다고 밝힌 시범사업 (아래에서 자세히 알아보겠다) 과 그 목표가 일맥상통하는 이 시설이 이름만 그럴듯하고 그저 소각장이 될까 주민들은 진작부터 반대하였으나, 결국 올해 최종 입지가 확정되었다. 

세종시 전동면 송성리 주민들의 쓰레기처리시설 건립 반대 현수막 (이미지출처:디트NEWS24)

쓰레기 처리시설의 미래

2021년 환경부는 주민과 환경이 상생하는 에너지 융복합 폐기물처리시설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3억 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이 사업의 골자는 다음 세가지 이다.

-폐기물처리시설을 에너지생산기지로 만들어 주민과 이익 공유

-소각시설을 열병합 발전소와 통합해 에너지 생산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의 바이오가스로 수소 생산

기존의 처리시설이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 하는 개념이었다면, 에너지 융복합 처리시설은 처리가 곧 에너지 생산으로 이어져 님비 (NIMBY: Not In My Back Yard) 시설이 아닌, 지역 명소, 나아가 복합 수익시설로의 발전을 꾀한다는 목표를 가진다. 그러나 앞서 밝힌 바와같이 이런 시설이 들어서기도 전에 세종시에서 이미 기피시설로 주민들의 반대를 경험하였으니, 남은 과제는 건립 후 당초 정한 사업의 목표대로 운영되어 다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ESG를 포함하여 정부의 환경을 생각하는 사업 추진 방향이 쓰레기를 올바른 곳으로 이끌어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뿐 아니라 비용절감, 수익창출의 길로 이어졌으면 한다. 탄소중립, 제로웨이스트,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녹색기술 이 모든 키워드가 그저 트렌드에 지나지 않고, 지구적 움직임에 발맞추어 이제라도 우리의 미래, 다음 세대로 건강히 이어지기를 바란다. 

+ Recent posts